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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김장철 배추 이야기
충북 괴산에서 김장철이 되면 분주해지는 부부가 있습니다.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컴퓨터 학원을 운영하던 변창현(63) 씨와 까칠한 도시 여성이었던 이명희(61) 씨. 이들 부부는 2만 평의 배추밭을 가꾸며 김장철마다 손수 수확과 절임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사실 두 사람의 과거를 생각하면, 지금의 모습은 그야말로 큰 반전입니다. 도시에서의 학원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5억 원의 빚을 지게 되었고, 그로 인해 변창현 씨는 고향으로 돌아가 농사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3년 전, 아내 이명희 씨도 그의 곁에 오게 되었습니다.
초보 농부의 다사다난한 배추밭 일기
농사에 대한 경험이 전무했던 이명희 씨는 처음 농사를 시작했을 때 그 일이 얼마나 힘든지 미처 몰랐다고 합니다. 비 오는 날에도 밭에서 수확을 해야 하고, 고라니나 멧돼지가 농작물을 해치지 않도록 새벽 내내 지키는 일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올여름에는 배추가 더위에 타버리고, 가을의 잦은 비로 무름병이 퍼지는 등 한 해 농사가 쉽지 않았습니다. 배추 수확 시기도 늦어져 배추는 더 귀한 작물이 되었고, 두 사람은 이렇게 예측할 수 없는 날씨와 싸우며 배추를 수확합니다.
자연에 순응하며 배우는 농사의 철학
이들 부부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자연의 흐름에 순응하며 농사짓는 것입니다. 도시에서 경제적 성공을 쫓던 시절에는 느끼지 못했던 자연의 이치와 순환을 농사를 통해 경험하며, 그 속에서 인생의 교훈을 얻고 있습니다.
변창현 씨는 특히 "맑은 마음으로 농사를 짓겠다"는 자신의 농사 철학을 강조하며, 정성 어린 손길로 하나하나 씨앗을 심고 가꿔 나갑니다. 배추 한 포기 한 포기에 깃든 정성과 시간, 그리고 자연의 힘을 되새기며 이들 부부는 김장철을 맞이합니다.
농사라는 어려운 길을 선택한 이유
농사로 생활을 이어가는 일은 하루도 평탄하지 않지만, 두 사람은 “다른 일을 생각할 수도 없다”며 농사에 애착을 드러냅니다. 이명희 씨는 “처음엔 고생만 하는 줄 알았지만, 이젠 땅에서 자라는 배추와 무를 보는 것만으로도 보람을 느낀다”고 합니다.
이들 부부가 농사를 통해 이룬 것은 단순히 수확한 농작물 이상의 것이었습니다. 힘들지만 한 해 한 해 농사 경험이 쌓이며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농사철을 지내고 있는 그들, 그들의 결실을 보는 이웃들과 함께 김장을 나누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줍니다.
김장철, 이웃과 나누는 보람
김장철마다 배추를 이웃과 나누며 소소한 행복을 나누는 것도 이들 부부의 큰 기쁨입니다. 비록 고생스럽지만, 이 시기가 되면 두 사람의 배추는 다른 사람들의 식탁에 올려져 함께 김장을 하고, 따뜻한 밥상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수확의 기쁨을 나누고, 서로에게 손을 내미는 김장철은 이들 부부에게 자연이 주는 가장 큰 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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